Page 63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P. 63
설봉록 上 63
“‘이것’만 알면 되겠습니까?”
“ 쯧쯧!”
한 스님이 물었다.
“손에 쥐면 있음[有]에 떨어지고 손에 잡지 않으면 없음[無]에 떨
어지니 스님께서는 이 두 길을 떠나서 말씀해 주십시오.”
“ 활짝 개인 날 떠나지 않고 굳이 장마비가 쏟아지는 길을 가고
싶은가?”
한 스님이 물었다.
“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3세 모든 부처님도 이곳에 와서는 머리
를 내밀지 못한다’라고 하셨다는데,모든 부처님들에게 무슨 허물이
있기에 여기에 머리를 내밀지 못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이 부끄러운 줄 모르는 놈아!”
한 스님이 물었다.
“두 번째 주먹은 묻지 않겠습니다.무엇이 첫 번째 주먹입니까?”
“ 그대는 배꼽이 온전히 붙어 있느냐?”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학인 본분의 안목입니까?”
“ 돌바위에서 꽃을 가꾼다.”
이번에는 스님께서 그 스님에게 물으셨다.
“알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