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3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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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록 上 83


            것이다.”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비밀스런 종지입니까?”

               “ 그렇게 해서 어떻게 그것을 얻겠다는 것이냐?”


               민 땅의 왕이 스님께 은으로 만든 교자상을 보내 오자 한 스님이
            물었다.
               “스님께서는 대왕에게서 이와 같은 공양을 받으시고 무엇으로 보
            답하시겠습니까?”

               그러자 스님께서는 두 손으로 땅을 짚으며 “나를 가볍게 때려 다
            오!가볍게 때려 다오!”라고 하셨다.


                 한 스님이 소산 광인(疎山匡仁)스님에게 묻기를,“설봉스님께서
               ‘나를 가볍게 때려 다오’라고 하신 말씀은 무슨 뜻입니까?”라고 하니
               소산스님이 말하였다.
                 “머리 위에 오이를 꽂아서 그 넝쿨이 밑으로 드리워져 발꿈치까지
               닿았다.”


               한 스님이 물었다.
               “맞고 안 맞는 경계에 아무 차별이 없는 사람이 오면 그 사람에
            게 무슨 말을 하여 줍니까?”
               “ 이 당나귀 같은 놈아!이곳에 와서 무엇을 하느냐?”



               한 스님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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