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5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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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록 上 95
“옛사람은 ‘화살촉을 씹어라’말하였고,암두스님은 ‘땅에 버티고
앉아라’하였습니다.이 두 가지가 같은 뜻입니까,다른 뜻이 있습니
까?”
“ 강서와 호남에서 이 이야기가 성행하고 있으나 암두스님의 말은
그런 뜻이 아니다.”
“ 무슨 뜻입니까?”
“ 만약에 땅에 버티고 앉기로 말한다면 모두가 다 땅에 버티고 앉
아야 하지만 만약 화살촉을 씹기로 말한다면 중생을 물리치는 일이
상책이고,중생을 따라가면 하책의 방편이 될 것이다.”
스님께서 암두,흠산스님과 함께 세 사람이 좌선하고 있었다.동
산(양개)스님이 차를 끓여서 들고 오니 흠산스님이 이때 눈을 뜨자
동산스님이 말씀하셨다.
“어디 갔다 왔느냐?”
“ 정(定)에 들었다가 왔습니다.”
“ 정(定)에는 들어가는 문이 없는데 어디로 들어갔었는가?”
그러자 스님(설봉)께서 말씀하셨다.
“이 졸음뱅이에게 차를 마시라고 주십니까?”
10.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자,저 동쪽을 좀 보아라!자,저 서쪽을 좀 보아라!너희들은 알
고자 하는가.”
주장자를 집어던지며 “이곳에서 알아야 한다”라고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