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2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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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설봉록
“제가 쇠몽둥이 맞을 짓을 했습니다.”
하루는 한 스님이 서산(西山)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바로 그 뜻입니까?”
서산스님이 불자를 들어 보였는데 그 스님은 긍정하지 않고 인사
하고 나가 버렸다.
뒤에 그 스님이 스님을 찾아뵈니 스님께서 물으셨다.
“어디서 왔는가?”
“ 절강(浙江)에서 왔습니다.”
“ 이번 여름안거는 어디서 보냈는가?”
“ 소주(蘇州)의 서산스님 회하에서 보냈습니다.”
“ 서산스님은 안녕하신가?”
“ 제가 올 때는 안녕하셨습니다.”
“ 좀더 차분히 그곳에 있지 그랬는가?”
“ 불법이 밝지 않았습니다.”
“ 무슨 일이 있었는가?”
이에 그 스님이 전에 있었던 이야기를 해드리니 스님께서 말씀하
셨다.
“너는 어째서 그 분을 긍정하지 않았는가?”
“ 그 스님이 보여준 것은 경계(境界)였습니다.”
“ 너는 소주성(蘇州城)안의 집과 사람들을 보았는가?”
“ 보았습니다.”
“ 길가에 있는 숲과 나무를 보았는가?”
“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