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5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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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사록 中 105
고 말하겠습니까?”
설봉스님은 “그대는 무어라고 했느냐?”하였고,초경스님은 “있
기도 하고 없기도 합니다”라고 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스님과 초경스님은 모두 목전만 밝혔을 뿐 뒤는 밝
히지 못했습니다.”
설봉스님께서 “그대는 어떤데?”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불법이 일찍이 있었습니까?어떻게 있다 없다를 설명하겠습니
까.한번 말해 보십시오,그래도 있습니까?”
스님께서 다시 초경스님에게 물으셨다.
“있다 없다 하는 말을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초경스님이 말하였다.
“이것을 어떻게 있다 없다고 설명하겠습니까.”
“ 초경도 어떻게 있다 없다라고 설명하겠는가.”
“ 스님께서는 무슨 망상을 피우십니까.”
“ 그런 도리는 아니라네.”
설봉스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어떻게 있고 없는 것을 설명하겠느냐.”
“ 바로 지금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합니다.”
“ 그대는 어떤가?”
“ 바깥의 사물이 아닙니다.스님.”
설봉스님께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신초(神楚)스님이 내게 묻기를 ‘죽은 중은 죽어서 어디로 갑니
까?’하길래 나는 그에게 ‘마치 얼음이 물로 되돌아가는 것과도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