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6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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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현사록


            다’고 하였다.”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옳기는 합니다만 저라면 그렇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 그대는 어떻게 하겠는가?”
               “ 마치 물이 물로 되돌아가는 것과 같다 하겠습니다.”



               설봉스님이 다시 스님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때때로 온전한 기틀을 드러내니 나무공 세 개를 한꺼번
            에 던져서 그것을 온전히 드러나게 하려 한다.”

               “ 스님께서는 공을 던진 뒤에 홀연히 어떤 스님이 ‘스님께서는
            공을 보십시오’라고 묻는다면 어찌하시겠습니까?”
               “ 뭐라고?”

               “ 저라면 그렇게 하지 않겠습니다.”
               “ 그대는 어떻게 하겠는가?”
               “ 그래도 분수 밖이 아닌 걸요.”



               설봉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일은 한 뙈기 밭과도 같아서 여러 사람이 마음대로 갖고
            씨 뿌리면서 이 은혜를 받지 않은 자가 없다.”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무엇이 한 뙈기 밭입니까?”

               “ 자,보게나.”
               “ 옳기는 합니다만 저는 그렇게 하지 않겠습니다.”
               “ 그대는 어떻게 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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