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0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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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현사록


            지혜에서 자비를 일으키며,어느 부분이고 다 자비와 지혜에서 성
            품바다를 고루 밝힌다.항하사 세계에 두루 퍼져 원융자재하여 명
            암색공(明暗色空)과 자비와 지혜가 일제히 자비삼매[慈定]의 문으

            로 귀결된다.보신․응신․화신․법신이 자유자재하여 사천하를
            널리 이익되게 하는데,대지와 허공 모두가 자비삼매의 문에서 환
            하게 나타난다.그러므로 ‘마음법이 형태 없이 시방에 통한다’고

            한 것이다.
               여러 스님네들이여,이렇게 이해했으면 또한 스님께서 세 개의
            나무공을 한꺼번에 굴리는 줄도 알아야 한다.요컨대 여러분은 함

            께 성품바다를 드러내고 성품을 보아 성불해야 한다.일없으니 이
            만 몸조심하라.”



               4.
               스님께서 대위탑(大潙塔:潙山靈祐스님의 묘)에서 나와 기재(忌

            齋)에 가면서 의통(義通)상좌에게 물으셨다.
               “나는 탑에 절을 했을 뿐이다.그대는 무엇을 하였는가?”
               “ 저의 허물을 봐주십시오.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 내 그대의 허물을 봐주겠다.어떻게 말하겠는가?”

               “ 제가 절을 한다면 스님이 계시는 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 음음,그런 도리는 아니다.”

               다시 이를 거론하면서 모든 선객들에게 물었다.
               “나는 탑에 절을 했을 뿐이다.그대들은 어떻게 하겠는가?”
               이에 대해 중탑(中塔)스님은 “탑일 뿐입니다”하였고,지장(地
            藏)스님은 “스님께서도 탑을 알지 못했군요”하였다.또한 지초(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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