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4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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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현사록


               “나는 지금 여러분에게 묻겠다.내가 때때로 여러분에게 말했었
            다.온 시방세계가 진실로 사람 자체이니 다시는 밖에서 구하지
            말라고.왜냐하면 이 4대5온(四大五蘊)인 신전(身田)의 6근과 6식이

            작용하는 곳엔 공력이 없기 때문이다.그러므로 그대의 눈은 색을
            보지 못함이 있고,귀로는 소리를 듣지 못함이 있으며,의식으로는
            분별하지 못함이 있다.알겠는가?눈․귀․의식은 작용하는 곳이

            구별이 없기 때문이다.무슨 뜻이겠느냐.여러 스님네들이여,알겠
            는가?”
               행만(行滿)스님이 말하였다.

               “5온은 본성이 공합니다.”
               “ 불법은 그런 도리가 아니다.”
               도승(道昇)스님이 말하였다.

               “본래 4대(四大)의 성품일 뿐입니다.”
               “ 그런 도리는 아니다.”
               광목(匡穆)스님이 말하였다.

               “그렇다면 귀머거리,벙어리,봉사에겐 무엇으로 설명해야 하겠
            습니까?”
               그리고는 스님께 게송을 지어 올렸다.



                 확 트인 큰길에 벙어리,봉사,귀머거리여
                 시방삼세가 색(色)이며 진공(眞空)이라네
                 생각생각 법이 생멸이 없이
                 이 밝고 밝은 석가종(釋迦宗)일 뿐이라오.
                 廓然大道瘂盲聾 十方三世色眞空
                 念念法法無生滅 只此明明釋迦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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