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5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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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사록 中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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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내가 요즈음 그대들에게 말했다.‘눈으로는 색을 보지 못함이
            있고,귀로는 소리를 듣지 못함이 있으며,의식으로는 분별하지 못
            함이 있다.그것은 진실로 작용하는 곳에 공력(功力)이 없기 때문

            이다’라고.
               그렇다면 말해 보라.귀머거리,벙어리,봉사는 어떻게 아는지
            를.그대들은 매일 색을 보느냐,소리를 듣느냐,말을 알아듣느냐.

            청황적백을 보거나 불자(拂子)를 드는 것을 보면 그것은 그대들의
            눈이 머는 것이며,혹은 종과 북을 치거나 선상(禪牀)을 치면 귀머
            거리가 된다.또한 처음으로 그대들에게 일언반구라도 시켜서 혹

            도리를 설명하게 하면 벙어리가 되어 분별하지 못하게 된다.
               그대들이 여기에서 이런 식으로 이해한다면 더욱 멍청해져서
            생사의 근본을 오인하여 식음(識陰)가운데서 살 궁리를 하게 된

            다.그렇다고 다른 어떤 도리가 있다면 다시 단(斷)․상(常)의 지견
            을 이룰 뿐이니,그대들은 어떻게 이해해야겠느냐.
               여러 스님네들이여,여기에서 분명하게 꿰뚫지 못한다면 3계의
            미치광이가 되어 견문각지의 속박을 받으며 자유롭지 못할 것이니

            어느 시절에 안락함을 얻겠는가.여러 스님네들이여,응당 철저히
            통달해야지 입으로 끝내는 것은 소용없다.

               나는 지금 그대들에게 분명하고 분명하게 말한다.다시 제방에
            통달한 자가 있는데,홀연히 귀머거리,벙어리,봉사 이 세 가지
            병을 모두 가진 사람이 온다면 불법 중 어떤 방편으로 그들을 지
            도하겠는가?지도한다면 귀머거리,벙어리,봉사인 사람이 찾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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