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1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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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사록 中 121
을 차려 올리는데 상보를 덮어 스님 앞으로 두 사람이 들게 하고
읍(揖)을 하였다.
스님께서 과자를 드시더니 “불법은 이런 도리가 아니라네”하
셨다.다시 객사를 보내 흰 종이를 봉투에 넣어 올리니 스님께서
객사에게 말씀하셨다.
“사도(司徒:위감군)에게 말을 전해 주게.감사의 편지를 받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위감군에게서 대꾸가 없자,스님 스스로 대신 말씀하셨다.
“사람마다 제각기 그렇습니다.”
하루는 잔받침[盞托]을 들고 말씀하셨다.
“훌륭한 잔받침인데,사도는 어찌 생각하십니까?”
위감군이 말하였다.
“스님의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 그런 도리는 아닙니다.”
그리고는 대신 말씀하셨다.
“그래도 자기일 뿐입니다.”
12.
왕령공(王令公)이 사람을 시켜 갈포장삼을 스님들께 보내오자
스님께서는 이를 들고 스님들에게 물으셨다.
“이 갈포장삼은 모두 몇 벌이냐?”
회귀(懷歸)스님이 말하였다.
“한 사람에게 한 벌씩,9백 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