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3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P. 123

현사록 中 123


               “대자라고 부를 뿐입니다.”
               “ 틀렸다.”
               도부(道怤)스님이 말하였다.

               “자라고 하면 틀립니다.”
               “ 그런 도리는 아니다.”
               스님께서 대신 말씀하셨다.

               “한 자(尺),두 자…….”


               16.

               스님께서 주장자를 잡고 스님들에게 “무어라고 부르겠느냐?”
            하고 물으셨다.
               여러 사람들이 대꾸했으나 모두 뜻에 맞지 않자 스님께서 대신

            말씀하셨다.
               “그래도 자기일 뿐입니다.”



               17.
               스님께서 대껍질을 들고 스님들에게 물으셨다.

               “이 대는 내가 심어 길렀고 내가 쪼갠 대껍질인데 지금 지장스
            님에게 준다.그대는 어떻게 하겠느냐?”
               원안(元安)스님이 “좋은 대껍질입니다”하니 스님께서 “그런 도

            리는 아니다”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그래도 이쪽저쪽으로 부립니다.”
               지장스님이 “통(桶)에다 테를 두르면 되겠군요”하니 스님께서

            이윽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118   119   120   121   122   123   124   125   126   127   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