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6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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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현사록
스님께서 초경스님과 함께 남택(南宅)에 유람하다가 말씀하셨
다.
“초경,웬 집 한 채일까?”
“ 태위의 집입니다.”
“ 그대는 태위에게 나누어주어 무얼 하려는가?”
“ 이제껏 고향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 그렇지,그래.”
“ 압니다,알아요.”
태위가 스님을 남택(南宅)으로 청하자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여러 스님네들이여,이 한 뙈기 땅을 살펴보라.이처럼 삼천대
천세계를 꽉 붙들어 둘 수 있다.욕계․색계의 모든 하늘과 비상
비비상천(非想非非想天)까지도 모두가 자유자재를 얻어 다시는 그
무엇도 그대에게 눈으로 보고 귀로 듣게 하지 않는다.
자,어떻게 체득해 알겠느냐.여러분,체득했다면 얼른 나와서
대중 앞에 이론을 전개해 보아라.체득하지 못했다면 한 부분은
옳고 한 부분은 옳지 않으니 그렇다면 일찍이 꿈엔들 자기의 일용
삼매(日用三昧)를 보았겠느냐.
또 어떤 사람들은 좋고 나쁜 것을 모르고 강종(綱宗)을 모르면
서 ‘나는 할 수 있고 나는 안다.이 일일 뿐이다’라고 말들 한다.
그러나 이렇게 말한다면 꿈에서도 보지 못한 것이다.왜냐하면 지
금 현재 정해진 대로만 응용할 뿐,어디로 향할지를 모르기 때문
이니,어디 구제할 곳이 있으랴.
여러분은 지금 쉽게 알고 싶으냐.산승이 그대들을 위해 설파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