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6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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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현사록
심법(心法)을 다 떨어버리고 살려내는 기틀을 움직여 평등하고
실다운 유심(唯心)인 일진법계에 앉지 않는다.인(因)가운데 인인
죽은 말은,연(緣)가운데 나아가면 인과의 성상이 있음을 알게 된
다.항상 살아 멸하지 않으니 모두 이래야만 살려내는 기틀의 작
용이라 부른다.이렇게 헤아리지 않으면 인을 밝혀 과(果)를 아는,
틀에서 벗어나는 말이다.한 법도 자비에서 지혜를 일으키지 않음
이 없으며,한 법도 지혜에서 자비를 일으키지 않음이 없다.다시
한 법도 이분성상(二分性相)아님이 없으며,평등하고 실다운 모든
심법에 앉지 않는다.
오늘 그대에게 이러한 이론을 지어 주었는데 성인의 말과 부합
되는지를 모르겠구나.그대는 또 어떻게 생각하는가?”
초경스님이 다시 물었다.
“이러한 이론이라야 앞을 밝히고 뒤를 밝혀 이분법성의 살려내
는 기틀이 되고 틀에서 벗어난 범위이며 이분법성의 움직임이라
하겠습니다.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이 기봉이니 응용이 자
재하여 주객을 간직하지 않으며,유무에 통하여 나지도 않고 멸하
지도 않습니다.
이분법성은 다시는 한 법도 이렇지 않아서 자비와 지혜가 동시
에 밝지 않음이 없고 자비와 지혜의 범위에 눌러앉지도 않습니다.
그리하여 자비삼매의 문[慈定門]에 들어가 뭇 중생을 널리 이익되
게 합니다.어떤 이론을 지어야만 옛 스님들의 말씀에 고리처럼
맞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스님께서 다시 낱낱이 분명히 설명해 주시어 온 대중에게 설봉
스님께서 언제나 나무공 세 개를 한꺼번에 던져 버리신 대용(大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