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5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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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사록 中 165
임금의 도장과도 같다.한 법도 밖으로부터 옴이 없으며 한 법도
안으로부터 나옴이 없다.사람마다 이와 같으므로 사람마다 부처
가 된다는 것을 스스로 믿어야 하며,사람마다 빠짐없이 갖추어져
있음을 스스로 믿어야 하니,이는 나,일진법계(一眞法界)일 뿐 그
밖에 다른 법은 없는 것이다.이러한 이론을 ‘한 부분의 진여가 흘
러들어 끊임없이 항상 절로 통하고 절로 앎’이라 부른다.그러나
이것도 인(因)가운데 인일 뿐,앞은 밝혀도 뒤는 밝히지 못하여
살려낼 기틀이 없으니 이를 죽은 말[死中句]이라고 부른다.그러므
로 이를 자세하게 헤아려 본다면 끝날 기약이 없다.이러한 이론
은 한 부분의 진여가 10신(十信)의 첫 단계에 들어간 모습[行相]이
니 이를 의지해 수행하면 인(因)가운데 한 부분을 갖출 뿐이다.
초경아,어떻게 생각하느냐?그렇겠느냐?”
초경스님이 다시 물었다.
“한 부분의 성상(性相)이 없으면 진상(眞常)이 흐르는 불성이 아
니니 이를 본래 그러한 자기의 지혜라고 합니다.한 번도 움직인
적이 없고 기봉(機鋒)이 닿지도 않았는데 빼앗아 바꾸어서 그 뒤를
밝히는 일은 어떤 도리입니까?다시 스님께서 자비를 베푸시어 자
세히 말씀해 주십시오.저 초경도 불사를 짓는 형제가 되어 불법
의 자세하고도 큰 요지를 알게 해주십시오.”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움직이며 뒤를 밝히는 구절은 기봉이 닿지 못하는 2분법성(二
分法性)이다.원래 항상하여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으면서 응용이
자재하여,진여는 한결같고 평등하다는 견해와 인식에 응한다는
헤아림을 떨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