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1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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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사록 中 161
“저는 이러할 뿐입니다.대사께서는 어떤 사람이 같은 길을 가
는 자라고 생각하십니까?”
“ 뭐,뭐라고요?”
태위가 유람선에서 노닐기를 청하니 스님께서는 배에 오르자마
자 주장자로 배를 치면서 말씀하셨다.
“태위,어떻게 해야 여기서 벗어나겠습니까?”
“ 대사께서는 안에서 상당한 시간을 허비하시는군요.”
“ 태위의 소문을 들은 지가 오래인데 이처럼 실마리를 어지럽힐
줄만 아는군요.”
“ 그렇다면 대사께서 대신 말씀해 주십시오.”
“ 분수 밖이 아닙니다.”
태위가 초경원에서 나와 작별인사를 나누던 차에 스님께서 물
으셨다.
“태위는 초경대사를 보았습니까?”
“ 이미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 불법은 그런 게 아닙니다.”
그리고는 대신 말씀하셨다.
“스님께서는 존체 만복하소서.”
이야기를 나누던 차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태위여,사람마다 빠짐없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 감히 그렇다고 하겠습니다.”
“ 그런 도리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