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2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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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현사록


               스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태위도 빠짐없이 갖춰 있고 나도 빠짐없이 갖춰 있습니다.자,
            어떻습니까?”

               태위는 대꾸가 없었다.이때에 홀연히 한 사미(沙彌)가 주렴을
            쳐들고 들어오니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사미는 몽둥이 스무 대는 족히 맞아야겠군.”

               태위가 “저는 알아낸 것이 있습니다”라고 하자 스님께서는 “무
            엇입니까?”하셨다.
               “대사의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 불법은 그런 도리가 아닙니다.”
               “ 저는 이러할 뿐입니다.스님의 뜻은 어떻습니까?”
               “ 분수 밖이 아닙니다.”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태위여,법마다 항상하여 이것이 옳지 않음도 없고 이것이 틀
            리지 않음도 없으니 온전한 기틀인 자체의 성품은 이렇습니다.말

            은 실답지 않음이 없으며,행동은 통하지 않음이 없습니다.한 법
            이 그러하여 만법이 모두 빠짐없이 완전하니 나도 태위도 어느 곳
            이 이렇지 않습니까.
               대지와 허공 모두가 묘하고 밝은 진심이 나타남이어서 감응이

            자재하여 시방법계의 중생들을 널리 이익되게 하면서 불사를 크게
            짓는 것입니다.그러므로 사람마다 빠짐없이 완전한 도를 갖추었

            고 사람마다 빠짐없이 부처를 갖추었습니다.만리 산천이 성품마
            다 그러하여 겹겹으로 끝이 없으며,생사에 드나들고 성색에 응합
            니다.어느 것도 옳지 않음이 없으니 다른 것이라고는 없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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