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9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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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사록 下 199


               그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가섭의 문입니까?”
               “ 가섭의 문으로 들어가기만 하라.”



               설봉스님께서 원숭이 한 떼를 보고는 스님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옛 거울이 하나씩 있는데 이 원숭이에게도

            한 개의 옛 거울이 있구나.”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스스로 비출 수 있습니까?”

               “ 노승이 주지살이하기가 번거로워서…….”


               설봉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세계의 크기가 한 자면 옛 거울의 크기도 한 자이고,세계의
            크기가 한 길이면 옛 거울의 크기도 한 길이다.”
               그러자 스님께서 화로를 가리키면서 말씀하셨다.

               “이것은 크기가 얼마나 됩니까?”
               “ 옛 거울의 크기와 같구나.”
               “ 이 늙은이는 발꿈치가 땅에 닿지 않았구나.”



               12.

               스님께서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허공과 해는 모든 사람을 성립시키는데 허공은 눈앞에 있다.
            여러분은 어찌하여 눈에 가득해도 보지 못하고 귀에 가득해도 듣
            지 못하는가.이 두 곳에서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눈감고 자는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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