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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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현사록


               “그대도 전혀 이렇게 오지 않는구나.”
               “ 어찌하면 되겠습니까?”
               “ 이로써 죽은 나귀 꼴이 되는구나.”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한 가닥 첩경입니까?”

               “ 그대는 초숭(楚嵩)이 아니더냐.”
               “ 모르겠습니다.”
               “ 난들 또 어떻게 알았겠느냐.”



               31.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여러 스님네들이여,말은 진실 아님이 없고 이치는 옳지 않음
            이 없되,곳에 따라 어디든 응해 주는 오묘한 작용은 그 범위가 말

            의 갈래를 초월하였다.
               6 도의 인천(人天)은 명암이 갈라져서 사람은 사람,하늘은 하늘,
            수라(修羅)는 수라,어룡(魚龍)은 어룡이다.지옥과 축생,나아가서
            는 시방세계에 이르기까지 낱낱이 모두 마찬가지다.

               여러 스님네들이여,그런데 어떻게 바로 한결같이 이렇게 말할
            수 있는가.‘자기가 스스로 믿으면 바로 이것인데,저기에 다시 많

            은 인간,천상의 6도(六道)가 있어 4생9류에 왔다 갔다 한다’고.
               여러 스님네들이여,이렇게 이해한다면 무슨 구제할 곳이 있으
            며,어디에 함께 말할 여지가 있겠는가.어째서 그런가.당초에 가
            까이할 선지식에게 붙지 못했기 때문이니,괴로움은 시초에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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