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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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사록 上 57


               “저는 모르겠습니다.”
               “ 끝없는 등불도 모른다고 말한다.”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눈을 부릅뜨고서 보고 들음을 끊은 사람입니까?”
               “ 바로 이때다.”

               “ 그렇다면 별다를 것이 없군요.”
               “ 천리,만리로다.”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그만그만!말하지 말라.나의 법은 오묘하여 헤아리기
            어렵다’한 것입니까?”

               “ 지금 말한 것은 말한 것이 아니다.”
               “ 스님께서는 곧바로 말씀해 주십시오.”
               “ 어찌 빙 둘러 말하는 것이겠느냐.”

               “ 그렇게 말한다면 그것은 스님의 말일 뿐입니다.”
               “ 그대는 무엇 때문에 이쪽 저쪽으로 자빠지느냐.”
               “ 학인이 모르기 때문입니다.”
               “ 그대 스스로 다시 말해 보아라.”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마니주(摩尼珠)입니까?”
               “ 그대는 이렇게 전도될 수 있느냐.”
               “ 스님께서 밝게 꺼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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