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9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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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사록 中 99
명칭으로는 사물을 얻는 일이 없고,행으로는 티끌을 여읜 것까지
도 끊긴 작용이다.자재하게 감응해 나타나고 걸림 없이 펴고 말
아들인다.
이러한 도리는 우선 간략히 말한 것이며,만일 다 말하자면 끝
날 기약이 없다.”
덕언스님이 스님께 여쭈었다.
“저를 위해 좀더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그 중에서 무엇이 얕
고 깊은지를 알고 싶으니 스님께서는 자비를 게을리하지 마소서.”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다면,모든 부처님․보살․조사가 다 광대자재하게 이
법문을 행한다.그러므로 ‘아버지의 이름으로 너의 자(字)를 아니,
아버지의 이름은 천홍(天洪),어머니의 이름은 팽질(彭質)이다.황
제(皇帝)가 너를 낳아 3분불성이 있어 이러한 견문각지를 갖추게
되었음을 알게 하였다’고 하였다.이처럼 말했으니 다시 그대를 위
해 설명하리라.
제1구의 강종(綱宗)이라면 무엇보다도 스스로 알아차리기만 하
면 되니,있는 그대로 빠짐이 없어 시방세계가 다하도록 다른 것
이 없기 때문이다.오직 그대 자신일 뿐인데 다시 누구를 시켜 보
게 하고 누구를 시켜 듣게 하랴.전적으로 그대의 심왕(心王)․심
소(心所)그대로가 완전히 부동불(不動佛)이 되었으나 스스로 알아
차리지 못할 뿐이다.‘방편문’을 연다고 한 것은 다만 여러분이 한
부분의 진상(眞常)이 유주(流注)함을 믿어 주었으면 해서이다.이것
은 예나 지금이나 옳지 않은 것도 없고 틀리지 않은 것도 없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