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0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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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태고록


                 행각 떠나는 혜(慧)선인을 보냄



               강해(江海)에 다니되 한 걸음도 떼지 말고
               산천(山川)을 누벼도 헛되이 다니지 말라
               납승의 본분사는

               스승과 도를 찾아 생(生)을 저버리지 않는 것이다.


               생을 저버리지 않음이여

               빨리 밝은 스승을 만나 파비(把鼻)를 결택하여라
               어두운 무명을 쳐부수고
               천하 사람의 혀를 끊은 뒤에라야

               비로소 마음이 편할 수 있으리니
               우리 문하에 돌아온 날

               바라밀을 드러내 보여도 좋으리.





                 남쪽으로 다니면서 읊음[南遊偶吟]



               법을 위하여 천하를 다니면서
               겨울 지나고 또 가을 지내나니
               청등사(靑燈寺)에는 저녁비 내리는데

               백로주(白鷺洲)에는 바람이 시원하다.


               나그네 3년에 외로운 이 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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