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9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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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록 下 169
강남으로 가는 향(珦)선인을 보냄
해동에는 천고의 달이요
강남에는 만 리의 하늘이나
맑은 빛은 피차(彼此)가 없거니
제방의 선(禪)이 다르다고 잘못 알지 말아라.
강남으로 가는 사선화(思禪和)를 보냄
이 신라의 말을 가지고
한가한 데에다 마음을 낭비하지 말고
남방의 불구름 속에다
찬 솔바람 소리를 말해 주어라.
산으로 돌아가는 영(寧)․굉(宏)두 선사를 보냄
그대들은 싯다르타가 푸른 산으로 가는 것을 보지 못하였는가
잠깐인 인생을 버리라고 너희들을 일깨우셨다
그대들에게 권하노니 깊은 마음으로 묘한 화두 참구하라
만나기 어려운 좋은 때를 어찌 허송하겠는가
한량없는 세월에 이 날이 또 없나니
대장부의 마음은 그저 이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