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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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다.
그러므로 보수스님의 개당설법에는 화근의 불씨가 생긴 것이
다.삼성스님이 한 스님을 밀어낸 것은 설상가상(雪上加霜)이요,
보수스님이 때린 것은 여전히 정신을 희롱한 것이며,진주성 사람
들을 모두 눈멀게 하리라고 말한 것은 제 허물도 모른 것이요,보
수스님이 방장실로 돌아간 것은 호랑이 꼬리에 불을 놓은 격이다.
말해 보라.사람들이 나를 점검해 준 일이 있었던가.게송 한 수
를 들어보라.”
남쪽 성 밑에 집을 빌려
얼근히 취해 누웠더니
홀연,천자의 조서가 내려
축원을 마치고 빈 항아리 마주했네.
에일 듯한 추위는 뼛속에 돌고
날리는 눈발은 창을 두드리는데
깊은 밤 질화롯불에 차를 달이니
향기가 차관을 새나오는구나.
借屋南城下 陶然臥醉鄕
忽聞天子詔 祝罷對殘缸
凜凜寒生骨 蕭蕭雪打窓
地爐深夜火 茶熟透缾香
불자로 선상 모서리를 내리치고 백추를 세 번 치고 말씀하셨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