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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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이 향은 온갖 덕을 거느려 그 몸이 되었고 온갖 어둠을 녹
            여 눈이 되었다.받들어 축원하오니,문예(文睿)왕후 전하께서 천

            년,천년 또 천년을 누리시되,크신 충성은 주왕(周王)의 지혜로운
            어머니와 꼭 같으시고,원만한 복과 지혜는 부처님의 인자한 어머
            니와 같으소서.

               또 이 향은 백천 삼매의 근원이요 무량한 묘한 이치의 체성(體
            性)으로서,불교에서 쓰면 6도만행(六度萬行)이요 유교에서 쓰면
            삼강오상(三綱五常)이다.다음으로 축원하오니,어향사 금강길(御香

            使 金剛吉)로부터 본 조정의 여러 관인(官人),재상 등 모든 관리
            들의 수명과 녹(祿)이 길어지고 늘어나소서.복된 인연이 자재하
            되,날 때마다 언제나 제왕의 충신이 되어 안으로 왕도를 편안히

            하고,세상마다 항상 불조의 좋은 벗이 되어 밖으로 불법을 보호
            하소서.

               또 이 향은 부처님네가 주고받은 것이며 조사님네가 서로 전한
            것으로서,공경하는 이에게는 그 가치가 사바세계보다 중하고,비
            방하는 이에게는 한푼의 가치도 없는 것이다.

               지정 정해년(1347)에 대원(大元)천하의 영녕당(永寧堂)에서 조
            서를 받고 눈속임으로 법을 설하여 사람과 하늘로 하여금 함께

            증명하게 하여 단박에 부동지 부처[不動智佛]의 세계를 뛰어넘으
            려 하였다.그러나 시절과 인연이 이르지 못하여 소설산(小雪山)에
            들어가,날마다 샘물과 돌과 함께 고요함을 즐기면서 여생을 보내

            려 하였다.그런데 오늘 갑자기 본국 대왕이 전날의 약속을 잊지
            않고,다시 봉은사(奉恩寺)로 청하시는 명령을 받들게 되었다.그
            리하여 수미대 위에서 사람과 하늘의 대중 앞에서 아직 보고 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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