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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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태고록


            위에 머리를 포갠 것 같아 한갓 사람들의 의심만 샀었다.냉정히
            생각해 보면 사람들에게 부끄럽고 두려운 일이었다.그러므로 본

            국에 돌아와 산골에 몸을 감추고,세상 사람들에게 불법을 천하게
            팔거나 조사의 도풍을 파묻어 버리지 않고,다만 이렇게 한가하고
            도 당당하게 소요하면서 쾌활하게 일생을 지내려 하였다.그러나

            헛된 이름이 어지럽게 퍼져,오늘 외람되게 국왕의 무거운 청을
            받아 이 자리에 올랐으니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나 어찌할 수
            없어 그저 쓸데없는 말을 지껄이는 것이다.그런데 여러분은 오늘

            큰 선지식이 세상에 나왔다 하니,참으로 한바탕 웃음거리일 뿐이
            다.산승이 이렇게 말하는 것도 이미 잠꼬대인데,대중 스님네는
            무엇 때문에 눈뜨고 조는가.”

               주장자로 법상을 한 번 내리치고 말씀하셨다.
               “모든 변화의 근원이요 만물의 어머니로서 그 덕은 항하사 세

            계에 입혀지고 그 도량은 온 법계를 싼다.성인 중의 성인은 대원
            나라 천자요,현인 중의 현인은 본국의 대왕이신데 경사가 한꺼번
            에 모이니 은혜가 만대에 흐른다.도로써 마음을 삼으니 달이 허

            공에 밝고 어짊으로 정치하니 해는 한낮에 우뚝하다.바로 이때에
            금향로의 향기는 무럭무럭 피어오르고,옥전(玉殿)의 물시계는 느

            릿느릿하다.태고(太古)소승(小僧)은 다시 어떤 법으로 축원하고
            도와야 할까.”
               다시 한 번 내리치고 말씀하셨다.

               “도가 펼쳐졌으니 천자의 명령을 전할 것 없고,시절이 맑으니
            태평가를 부르지 않는다.*옛날 양 무제(梁武帝)가 예를 차려 달마
                                   5)
            *이 이야기는 적지 않는다.【원문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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