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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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록 上 37
지 못한 이를 위해 다시 향을 집어들고 향로에 향을 피워 남방의
큰 종사 석옥 대화상에게 공양함으로써 법의 젖을 먹여 길러주신
은혜를 갚으려는 것이다.만일 이것이 옳다고 하면 금을 노랗다고
떠들어대는 것이요,옳지 않다고 하면 기린에 뿔이 하나 있는 것
이니,재간껏 한번 헤아려 보라.”
법좌에 오르시매 수좌[行首]가 백추를 치며 말하였다.
“이 법연(法莚)의 용상 대중 스님네는 부디 으뜸가는 이치를 보
아야 합니다.”
스승께서 법요(法要)를 설하셨다.
“향상의 한 길은 천 분 성인도 전하지 못한 것이니 말해 보라.
전하지 못한 그것이 무엇인가?거기서 털끝만큼이라도 어긋나면
만리의 차이가 생길 것이다.알고 묻는 이에게도 몽둥이 30대를
줄 것이요,모르고 묻는 이에게도 몽둥이 30대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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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 늙은이도 ‘모든 부처의 보리는 일체의 언어와 문자를 떠
났다’하셨는데 하물며 우리 최상 종승(宗乘)에서 어찌 작용과 말
을 쓰겠는가.작용이란 정신을 희롱하는 것이며,말이란 찌꺼기에
지나지 않는다.만일 진정한 법문[擧揚]이라면 3세의 부처님네도
벽에다 입을 걸어 두어야 할 것이요,역대의 조사님네도 풀 속에
몸을 감추어야 할 것이다.임제스님은 누구나 그 문에 들어가면
대뜸 할을 하시고 덕산스님은 누구나 그 문에 들어가면 대뜸 방
망이로 때리셨으니,그 무슨 아이들의 장난인가.
이 산승은 진작부터 이런 일을 알았지마는 굳이 빈손으로 구름
처럼 돌아다니면서 스승을 찾고 도를 구했으니,그것은 마치 머리
*문답한 것은 적지 않는다.【원문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