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4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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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잠자코 있다가 말씀하셨다.
“아득히 일어난 곳을 찾아도 찾지 못한다면 그것은 죄의 본성
이 공(空)하기 때문이다.과연 의심이 없는가.여기에 대해 분명하
여 의심이 없다면 바른 안목이 활짝 열렸다 하겠으나 혹 그렇지
못하다면 또 한마디를 들어 그대들의 의심을 풀어 주겠다.옛사람
들의 말에 ‘물질을 보면 바로 마음을 본다.그러나 중생들은 물질
만 보고 마음은 보지 못한다’하였다.”
이어서 불자를 세우고는,“이것이 물질이라면 어느 것이 그대
들의 마음인가?”하시고,또 세우고는 “이것이 그대들의 마음이라
면 어느 것이 물질인가?”하셨다.
그리고는 불자를 던지고는 말씀하셨다.
“물질이면서 마음인 것이 그 자리에 나타나는데,요새 사람들
은 형상을 들추어 빈 마음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