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1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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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정월 초하루 아침에 육도중생에게 설법하다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불자들이여,그대들은 마음을 씻고 자세히 들으라.지금 4대는

            각기 떠나고 영식(靈識)만이 홀로 드러났소.비록 산하와 석벽에
            막힌 것 같으나 이 영지(靈知)는 가고 옴에 걸림이 없어 티끌 같
            은 시방세계에 떠다닌다.그러면서도 그 자취가 끊어졌으므로 멀

            고 가까움에 관계없이 눈 깜짝할 사이에 청하면 곧 온다.지옥에
            있거나 혹은 아귀․축생․아수라․인간․천상에 있거나 그들은

            지금 계묘년 섣달 그믐날 다 여기 와서 분명하게 내 말을 듣고 있
            다.말해 보라.지금 말을 하고 말을 듣는 그것은 산 것인가,죽은
            것인가?멸하는 것인가,멸하지 않는 것인가?오는 것인가,가는

            것인가?있는 것인가,없는 것인가?앗[咄]!
               산 것도 아니요 죽은 것도 아니며,멸하거나 멸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오는 것도 가는 것도 아니며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니

            이 아니라 하는 것조차 아니니 도대체 그것은 무엇인가?”
               한참을 잠자코 있다가 말씀하셨다.

               “빨리 몸을 뒤쳐 겁 밖으로 뛰어넘으라.그때부터는 확탕(鑊
            湯:끓는 솥에 삶기는 고통을 받는 지옥)도 시원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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