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6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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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 하며,무엇을 옛날이라 하고 무엇을 지금이라 하는가.
삶과 죽음,감과 옴,괴로움과 즐거움,옛과 지금이 없다고 한
다면,그 한 점 텅 비고 밝은 것은 적나라하고 적쇄쇄하여 아무런
틀[窠臼]이 없는 것이다.그렇다면 온 시방세계는 안도 없고 바깥
도 없을 것이니,그것은 바로 깨끗하고 묘한 불토(佛土)요 더없는
[無上]불토며,견줄 데 없는 불토요 한량없는 불토며,불가사의한
불토요 말할 수 없는 불토인 것이다.
이런 불토가 있으므로 이 모임을 마련한 시주 최씨 등이 지금
산승을 청하여 이 일대사인연을 밝히고,망모(亡母)인 나씨 영가
(靈駕)의 명복을 비는 것이다.말해 보라.영가는 지금 어느 국토
(國土)에 있는가?”
한참을 잠자코 있다가 “티끌 하나에 불토 하나요,잎새 하나에
석가 하나니라”하고는 그 자리에서 내려오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