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9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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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장흥사(長興寺)원당(願堂)주지의 청으로
육도중생에게 설법하다
스님께서 한참을 잠자코 있다가 죽비로 탁자를 내리치고 말씀
하셨다.
“승의공주 선가와 이씨 영가와 여러 불자들은 아는가.4성6범
(四聖六凡)이 여기서 갈라지고 4성6범이 여기서 합한다.그대들은
아는가.만일 모른다면 내가 한마디하여 그대들을 집으로 돌아가
게 하리니 자세히 듣고 자세히 살피라.
승의 선가와 이씨 영혼이여,만일 이 일대사인연으로 말하자면
지옥세계에 있는 자나 아귀․축생․아수라․인간․천상세계에 있
는 자를 가리지 않고 각기 본래부터 갖추고 있는 것이다.그리하
여 아침에서 저녁까지 저녁에서 아침까지 다니고 서며 앉고 누우
며 움직이는 동안 배고프고 춥기도 하며 선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하며 괴롭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면서 어디서나 갖가지로 작용하
는데,다만 미혹과 깨침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그러므로 언제나
즐거움을 누리는 이도 있고 항상 지독한 고통을 받는 이도 있어
두 경지가 같지 않다.
불자들이여,이 한 점 신령하고 밝은 것[靈明]은 성인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