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2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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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나옹록



               23.해제에 상당하여

                    --태후전(太后殿)에서 가사 한 벌을 보내오다--













               스님께서 법의를 들고 말씀하셨다.

               “대유령(大庾嶺)꼭대기에서 들어도 들어지지 않을 때에는 다
            투어도 모자라더니,놓아버려 깨달았을 때에는 양보해도 남는구
            나.”

               향을 사른 뒤에 말씀하셨다.
               “천 분 성인도 전하지 못하던 것을 어찌 한 사람이 친히 전하
            겠는가.대중은 아는가.접고 펴기는 비록 내게 있으나 거두고 놓

            기는 그대에게 있다.”
               가사를 입고 법좌를 가리키며 말씀하셨다.

               “이 자리는 많은 사람이 오르지도 못하였고 밟지도 못하였는
            데,이 산승은 한 걸음도 떼지 않고 몸도 움직이지 않은 채 올라
            갈 테니 대중은 자세히 보라.”

               스님께서는 향을 사러 황제를 위해 축원한 뒤에,가사자락을
            거두고 자리를 펴고 앉아 한참을 잠자코 있다가 말씀하셨다.

               “이것은 주구(主句)인가,빈구(賓句)인가.파주구(把住句)*인가,
                                                                   26)
            방행구(放行句)*인가.대중은 가려내겠는가.가려낼 수 있겠거든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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