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7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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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송 237
남방으로 행각길 떠나는 연시자(璉侍者)를 보내면서
세 번 부르고 세 번 대답하면서 화살 끝을 맞대
천차만별한 것들을 모두 쓸어버렸나니
그런 깊은 기틀을 간직하고 두루 돌아다닐 때
분명히 조사들과 맞부딪치리라.
관시자(寬侍者)를 보내면서
몸을 따르는 누더기 한 벌로 겨울․여름 지내고
주장자 하나로 동서를 분별한다
그 가운데의 깊은 뜻을 누가 아는가
귀가 뚫린 오랑캐 중(달마)이 가만히 안다.
산으로 돌아가는 명상인(明上人)을 보내면서
백 번 기운 누더기로 머리 싸고 초암에 머무르나니
허공과 온 땅덩이를 한몸에 머금었네
온몸 속속들이 남은 생각 없거니
어찌 다른 사람을 따라 두 번째,세 번째에 떨어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