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2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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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나옹록
부모를 뵈러 고향으로 돌아가는 휴선자(休禪者)를
보내면서
붉은 살덩이는 어머니의 피에서 생겨났거니
그것은 오로지 부모의 힘을 이어받은 것이다
그 가운데 하나의 이름 없는 물건이 있어
음양(陰陽)에 속하지 않고 영원히 있다.
부모를 뵈러 고향으로 돌아가는 연사미(璉沙彌)를
보내면서
수십 여 주(州)의 길이 먼데
누런 잎 나부끼며 고향으로 보내 주네
안채에서 아들과 어머니가 서로 만나는 날에는
마음껏 기뻐하며 하하 크게 웃으라.
참방 떠나는 초선자(初禪者)를 보내면서
남쪽에는 천태산 북쪽에는 오대산
아침에는 돌아오고 저녁에 떠나는 것 참으로 신기하다
언젠가 모르는 사이에 몸을 뒤집어 버리면
위음왕불 겁 밖을 뚫고 지나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