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8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P. 238
238 나옹록
강남으로 돌아가는 통선인(通禪人)을 보내면서
사방을 돌아다니며 도를 묻는 것,딴 목적 아니요
다만 그 자신이 바로 집에 가기 위해서네
반걸음도 떼지 않고 몸소 그 땅 밟으면
어찌 수고로이 나라 밖에서 누라(口婁 囉 )*를 부를 것인가.
45)
강남으로 가는 난선자(蘭禪者)를 보내면서
이곳도 허공이요 저곳도 허공이라
분명히 있는 듯하나 찾으면 자취 없네
단박 빈곳에서 몸을 뒤집어 버리면
죽은 뱀을 뱉아내고 산 용을 삼키리라.
강남으로 가는 고산(杲山)승수좌(昇首座)를 보내면서
사구백비(四句百非)를 모두 다 설파한 뒤에
지팡이 끝으로 해를 치며 강남으로 가는구나
조주(趙州)는 나이 80에 다시 참선하였나니
남은 자취 분명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누라:산적이 그 부하를 부르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