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9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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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야록 下 169


            구절이 있는 것으로 보아 자신이 불조(佛祖)에서 왔음을 알고 있
            었을 것이다.그러나 그의 학문을 진술고와 비교해 보면 앞의 말

            은 농담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영원선사는 그를 뒤따라 말하려는
            자의 입을 막기 위하여 게송으로 이를 밝혔으니 그에게 뜻이 있
            었기 때문이다.




               23.전등록을 읽다가 깊은 의심을 내다/오순(吳恂)



               흥원부(興元府)오순(吳恂)의 자는 덕부(德夫)이다.원풍(元豊:
            1078)원년에 예장(豫章)법조(法曹)에 부임하였는데 당시 그 고을

            태수(太守)인 관문 왕소(觀文王韶)가 회당(晦堂)선사를 성안으로 맞
            이하여 대범원(大梵院)에 숙소를 정하고 심법의 요결을 물었는데
            오순도 함께 찾아뵈니 회당선사가 오순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평소 배워 익히고 들어 왔던 것들은 묻지 않겠습니다.
            부모에게서 태어나기 전의 일을 한마디 해보시오.”

               오순은 말이 막혀 대답하지 못하였다.드디어 행주좌와에 이
            화두를 들다가 홀연히 저절로 그런 것이 있는 줄은 알게 되었지
            만 계기가 틔워지지 않았다.그런데  전등록 을 보다가 “등은봉

            (鄧隱峰)이 거꾸로 서서 죽었는데 그의 옷은 몸에서 흘러내리지
            않았다”는 대목에서 깊이 의심을 했다.이때부터 큰스님들에게 두

            루 물어보니,신통묘용이라고도 하고,때로는 반야의 힘이라고도
            하였지만 끝내 의심은 풀리지 않았다.다시 회당선사에게 달려가
            여쭈니 회당선사는 웃으면서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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