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1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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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야록 下 171


                 여기에 원래부터 태평성대의 터전이 있으니
                 동서니 남북이니를 논하지 말게.
                 海門山嶮絶行蹤 踏斷牢關信已通
                 自有太平基業在 不論南北與西東



               아!오순은 고을의 아전으로 있으면서도 공무 보는 여가에 스
            스로 큰스님을 찾아 의심나는 것을 질문하니,오로지 관리생활만
            하며 큰 일을 밀쳐 두는 사람과는 거리가 멀다.당시 총림에서도

            모두 그의 풍채를 흠모한 것으로 보아 과연 뛰어난 선비라 하겠
            다. 임간록(林間錄) 에서 ‘덕부(德夫)’를 ‘돈부(敦夫)’라 한 것은
            잘못이 아닌가 한다.




               24.반야의 영험/잠암 청원(潛庵淸源)선사



               잠암 원(潛庵淸源)선사가 처음 늑담월(泐潭月)스님을 찾아뵙자
            월스님이 물었다.

               “어디에서 무슨 일로 왔는가?”
               “ 얼마 전 홍주(洪州)를 떠나서 불법을 배우고자 왔습니다.”

               “ 법당에 있으니 그곳에 가서 배우라.”
               “ 오늘 흙무더기에 부딪쳤군.”
               “ 대낮에 귀신을 보았군.”

               이에 원선사는 악!하고 할을 하였다.
               얼마 후 황벽사를 찾아가 남선사(南禪師)의 법회에 참여하였다.

            원선사의 인품은 겉으로는 간결하고 담담한 듯하나 속은 매우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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