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2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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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의 껍질을 가지고서 약이라 하니 잘못 먹으면 사람의 목숨
을 해치기까지 한다.그윽하게 통하고 은밀하게 드러나는 것은
깨달은 자가 아니고서는 알 수 없다.그런 이들은 수련이라는 조
제를 빌리지 않아도,단 한 번의 복용으로 결박을 풀어 주듯이
그의 고뇌를 벗겨 준다.그 효과는 축대[軸]같아서 사람들을 장
수케 한다.이 때문에 불조(佛祖)는 이 약으로 일체 중생의 병을
치료하시어 ‘큰 의원[大醫王]’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이니 마치
세상의 밝은 등불이 어두운 집착의 세계를 깨 주는 것과 같다.
그러나 생각이 혼미하고 가려졌으며 신심이 없는 자는 불치
병을 얻은 자이며,망령스럽게 귀신에게 물들어 생사에 방황하는
자는 구제받을 수 없는 자이니 가슴 아픈 일이다.”
아!세상에서는 한퇴지(韓退之)의 모영전(毛穎傳)을 익살스럽고
재치 있는 문장이라 하였는데 이 선본초 를 그 문장에 견줄 수
있지 않을까?먼저 부처님을 큰 의원[大醫王]이라 하였으니,그렇
다면 불경은 의서(醫書)가 아니겠는가.더구나 선본초 에서는 경
의 내용을 가지고 증세를 자세히 살펴 처방을 내렸으니 이 약을
복용하는 자는 반드시 크나큰 안락을 얻을 것이다.이러한 점으로
살펴보면 아선사는 이 책을 괜히 쓴 게 아니다.
49. 선본초 와 포자론 /담당 준(湛堂準)선사
담당 준(湛堂文準)선사는 아(雅)선사와 문중 형제간이다.준선사
는 아선사가 선본초(禪本草) 를 저술하자 자신도 포자론(炮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