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3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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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야록 下 213
論)을 지어 선본초 를 보좌했다.그가 말하였다.
“병 없이 장수를 누리려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먼저 선본초
를 익히 읽어야 한다.선본초를 보지 않으면 더운 약인지 찬 약
인지를 알 수 없고,진짜인지 가짜인지를 가려낼 수 없고,또한
어느 고을에서 나오는 약이 가장 좋은지를 알 수 없다.그런 내
용을 모르고서 어떻게 약의 성질을 알 수 있겠는가.
요즘 들어 세상에는 선본초 를 읽어보지도 못하고서 도리어
두루람(杜漏藍)을 가지고서 면주(綿州)에서 나는 부자(付子)라고
하는 이가 있는데 겉모습이 닮은 까닭에 때로는 정말로 그것인
가 착각하기도 하니 매우 괴로운 일이다.이는 자신만 그르칠 뿐
아니라 다른 사람까지도 그르치는 일이다.이 때문에 후세에 의
학을 배우는 자로 하여금 한 사람의 거짓말이 모든 사람에게 참
으로 받아들이게 한다.그리하여 정신없이 그 끝만 따라가 편안
히 근본으로 돌아갈 줄을 모른다.날이 가고 달이 가면 불쑥 병
이 생겨서 점점 사지로 퍼지다가,밝고 원만하고 즐겁고 항상한
몸을 해친다.아침부터 저녁까지 안절부절하면서 드디어는 불치
병이 되고 허망하게 목숨을 잃는 자가 많으니,그것은 초학들도
덜렁거리고 스승도 대강 가르쳐 선본초 를 읽지 않는 데서 빚
어진 허물이다.
이 책을 읽고 약의 성질을 명백히 알았다면 이제 약 짓는 방
법을 알아야 한다.조제하는 법은 먼저 가장 순수한 것만을 골라
서 법류수(法流水)에 깨끗이 씻어 인아(人我)의 잎새를 따 버리고
무명(無明)의 뿌리를 없앤다.그런 뒤 팔환도(八還刀)를 가지고서
삼평등(三平等)의 다듬잇돌 위에 올린 약재를 부수거나 자르고
성공(性空)의 참 불에 살짝 볶는다.그 다음 사무량(四無量)의 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