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1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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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문무고 下 141
“사방팔방에서 닥쳐올 땐 어떻게 합니까?”
“ 중간을 쳐라!”
그 스님이 절을 하자 흥화선사가 말하였다.
“내가 어제 마을의 제사에 가다가 중도에서 때아닌 폭풍우를
만나 옛 사당 속에서 비바람을 피할 수 있었다.”
오조스님은 이 공안을 가지고 또다시 가르침을 청하자.그것은
임제의 가풍이니 그의 자손에게 찾아가 물어보라고 하였다.오조
스님은 그 말대로 부산 원(浮山法遠)선사를 친견하고 공안에 대하
여 가르침을 청하자 부산선사가 말하였다.
“이런 비유를 들 수 있다.마치 서너 집 되는 촌마을에 땔감
장수가 긴 막대의 양편에 땔감을 담아 둘러메고서,중간 서당(書
堂)에서는 오늘 무슨 일을 하려느냐고 묻는 것과 같다.”
이 말에 오조는,그런 경계는 대수롭지 않다고 하였다.당시 부
산 법원선사는 이미 연로하여 귀가 어두웠으므로 마침내 한 분의
젊은 장로를 찾아가 보라고 하였는데 그가 바로 백운 단(白雲守
端)선사였다.부산선사는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그를 알지는 못하나 임제의 삼돈봉(三頓棒)인연에 붙인
게송을 보니 그의 견지가 고결하였다.그를 찾아가면 묻고 결택할
만할 것이다.”
오조스님은 그 말을 따랐다.
“진정스님이 어느 날 황룡 노스님에게 말하였다.
‘백운 수단스님이 임제 삼돈봉에 붙인 게송은 저의 경지와 같
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