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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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문무고 上 47
였다.
“부처나 조사들의 큰 일이란 하열한 근기로는 알 수 없는 것이
다.내가 너의 기쁨을 도왔구나!”
그리고는 다시 산중 노스님들에게 “나의 시자가 선(禪)을 알았
다”고 널리 알렸다.
한편 불감스님은 절강에서 오조산으로 돌아온 뒤에도 머뭇거리
며 선뜻 선원에 들어오려 하지 않자 원오스님이 말하였다.
“나와 네가 서로 헤어진 지 겨우 한 달 남짓인데 지금 서로 만
나 예전과 비교하니 어떻느냐?”
“ 나는 그저 네가 의심스럽다.”
불감스님은 마침내 선당에 들어왔다.
어느 날 원오스님과 함께 오조스님을 모시고 산에 놀러갔다가
오조스님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동사(東寺:如會禪師,744~823)스님이 앙산(仰山:慧寂,802~
887)스님에게 물었다.
“너는 어디 사람이냐?”
“ 광남(廣南)사람입니다.”
“ 내 듣기에는 광남에 풍랑을 멈추게 하는 구슬[鎭海明珠]이 있
다 하는데 그 구슬을 얻었는가?”
“ 얻었습니다.”
“ 구슬은 무슨 색이던가?”
“ 보름 달밤엔 나타나지만 그믐엔 보이지 않습니다.”
“ 내게 보여주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