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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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산이 차수(叉手)하고 앞으로 나아가면서 말했다.
“저는 어제 위산에 도착하여 이 구슬을 찾아보라는 말을 듣고
는 대답할 말이 없고 펼쳐 보일 이치도 없었습니다.”
오조스님은 불감스님을 돌아보며 말하였다.
“이미 구슬을 얻었다 해놓고 그 구슬을 찾자 그때는 대답할 말
도 없고 펼쳐 보일 이치도 없다고 한 것은 어찌된 일인가?”
불감스님은 아무 말이 없다가 그 후 어느 날 갑자기 원오스님
에게 말하였다.
“앙산이 동사를 만난 인연에 대하여 나도 할 말이 있다.동사
는 당시 한 알의 구슬만을 찾았는데 앙산은 당장 한 더미의 구슬
을 쏟아 놓았다.”
원오스님은 이 말을 깊이 수긍하였다.
26.청개구리 참선/진정 극문선사
유의옹(劉宜翁:劉宜)*은 일찍이 불인 원(佛印了元:운문종)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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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 공부했다는 자부심으로 진정스님을 얕보아 왔었는데,하루는
운거사(雲居寺)를 거쳐 귀종사(歸宗寺)에 갔다가 법당에서 진정스
님을 만나자 그에게 물었다.
“장로께서는 경전을 익혀 온 지 몇 해나 되었소?”
“ 설법 잘하는 고관이 오기만을 기다렸소.”
*이본(異本)에는 유명옹(劉冥翁)이라고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