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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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문무고 上 49
“나는 이 모임에는 들어가지 않겠소.”
“ 지금 이 모임 속에 있는 것을 어찌하려오?”
유의옹이 무어라 하려는데 진정스님은 손뼉을 치며 말하였다.
“청개구리 선[蝦蟆禪]이 뛰어 봤자 한 번이지!”
또 한 번은 앉아 이야기하던 차에 유의옹이 진정스님의 승복을
가리키면서 물었다.
“이것을 무엇이라 부르오?”
“ 참선복이라 하오!”
“ 참선이 무엇이오?”
진정스님은 먼지를 툭툭 털면서 “털어지지 않는군!”하였다.
노인이 대꾸를 못 하자 진정스님은 한 차례 내려치고서 말하였
다.
“고작 이런 솜씨로 나를 시험하려 들다니…….”
27.30년을 화주하다/혜연(惠淵)수좌
홍주(洪州)봉신현(奉新縣)의 혜안사(慧安寺)는 산문이 길 옆에
있어서 황룡사(黃龍寺)․늑담사(泐潭寺)․동산사(洞山寺)․황벽사
(黃檗寺)등지로 오가는 납자들이 모두 거쳐가는 곳이다.그러나
오랫동안 주지 자리가 비어 있어 홍주 태수가 보봉사(寶峰寺)의
진정(眞淨)스님에게 서신을 보내 적임자를 추천하도록 명하였다.
그러나 보봉사의 두수(頭首)나 지사(知事),혹은 나이 많은 스님들
은 모두 그곳으로 가기를 싫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