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9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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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림성사 下 159
왔다가 이를 계기로 게송 한 수를 지었다.
강서 땅 늙은 스님에게 전하자
그날부터 날씨가 무덥고 비바람이 불어오리라
자손들이 그것을 처리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얼음 녹듯 기왓장 무너지듯 할 때를 보아야 하리.
寄語江西老古錐 從他日炙與風吹
兒孫不是無料理 要見氷消瓦解時
또한 ‘동짓날에[冬日卽事]’라는 시를 읊었다.
모진 삭풍도 사람을 잘 알아보려는 그 마음을 이해나 한 듯이
바위 앞 고목가지에 불어온다
깊은 밤 화로 가득히 불 주시니
도리어 내 마음 게을러집니다.
朔風也解知人意 吹落巖前古樹枝
惠我一爐深夜火 轉敎心性懶趨時
설소스님은 이 시를 보고 크게 칭찬하였다.
“납자들이 30년 동안 이곳 대중의 밥을 먹었지만 이런 시를 짓
지 못했다.뒤에 그는 반드시 큰그릇이 될 것이다.”
뒷날 과연 스님의 말대로 그 좌주(座主)는 동액사(東掖寺)의 주
지가 되어 남악 천태(天台)의 가르침을 크게 일으켜 세웠는데,그
가 신조(神照)스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