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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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림성사 上 77
“부처를 설하고 법을 설하여 누가 소경과 귀머거리를 속이느
냐.성품을 논하고 마음을 논하여 스스로 함정 속으로 뛰어든다.
몽둥이와 할은 세력을 빌려 사람을 괴롭히는 일이며,눈을 깜박거
리고 눈썹을 치켜올리는 것은 들여우가 사람을 홀리는 일이다.그
렇다고 이 모든 것이 아니라 해도 그것은 고함지르면서 산울림이
멈추기를 바라는 격이며,별달리 대단한 일이 있다 하여도 그것
또한 허공에 하소연하는 격이다.그렇다면 결국 무엇인가?흰구름
다한 곳이 푸른 산인데,저 길손,또다시 청산 밖에 있노라.”
39.달마스님 찬/정당 명변(正堂明辨)선사
정당 명변(正堂明辨:1085~1157)스님은 불조(佛照)스님의 법
을 이었다.처음엔 그의 도가 떨치지 못했는데 그것은 초학들 중
에 그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그의 가풍
이 매우 엄하였으므로 대중들은 그를 두려워하여 피하였다.제삿
날에는 패(牌)만 한 차례 걸어 놓고 마니,주사(主事)가 이에 대하
여 언급하자 명변스님이 말하였다.
“내 이미 패를 걸어 놓았는데 무엇 하러 또 사찰의 자산을 낭
비하는가?금강권(金剛圈)과 율극봉(栗棘蓬:밤 가시)을 삼켜 버릴
줄 모르거든 평상시 공양처럼 해야 한다.”
주사는 감히 다시는 말하지 못하였다.
그는 달마스님에 대해 찬(贊)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