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2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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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일 스님은 사계(思溪)원각사(圓覺寺)에서 입적하였으며 지금
도 부도탑이 남아 있다.
43.차암 수정(此菴守淨)선사의 대중법문
서선사(西禪寺)의 차암 정(此菴守淨)선사는 묘희스님 회하에서
공부하여 크게 깨친 이로 종안(宗眼)이 밝았는데 일찍이 대중에게
설법하였다.
“싸움을 잘하는 자는 자신의 목을 아랑곳하지 않고,전쟁을 잘
하는 자는 반드시 공을 이룬다.공을 이루면 편히 앉아 태평을 이
루고 태평을 이루면 베개를 높이 베고 아무런 근심이 없다.석 자
[尺]의 칼을 뽑아 들지 않고 한 벌의 활을 어루만지지도 않고 말
은 화산(華山)남녘으로 돌려보내고 소는 도림(桃林)들녘에 방목
하니,때맞은 비바람에 어부는 노래하고 나무꾼은 춤을 춘다.그
러나 이러한 태평시대에 요순 같은 성군도 오히려 교화의 찌꺼기
있어 천지를 수용할 수 없음을 어찌하랴!요순이 이름을 모르고
온 나라가 흥망의 일을 관여치 않아도 구름과 함께 동정호를 차
지할 줄만 알았으니…….”
또 이런 법문을 하였다.
“입을 꼭 닫아도 때때로 말을 하며 혓바닥을 잘라 버려도 쉴새
없이 재잘댄다.가장 절묘한 것은 눈 속의 티끌이니 이미 절묘하
다 해놓고 어찌하여 눈 속의 티끌이라 하는가?티끌이다,티끌이
다 할 때도 그 티끌 없어진 적 없고,현묘하다,현묘하다 하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