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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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사들의 지침이나 성인들의 수단은 밭가는 농부의 소를 빼앗
            고 배고픈 걸인의 밥을 낚아채듯 호시탐탐하고 위엄이 등등하니,

            상앙(商鞅:?~BC 338)의 형법이나 손무(孫武)의 명령처럼 법에
            걸리면 죽음만이 있을 뿐이다.오랫동안 모래밭에서 싸우고 칠사
            (七四)기연을 갖춰 형세를 바라보고 결단을 내어,진퇴존망을 아

            는 자만이 애오라지 한 가닥 실마리가 트이리라.만일 자기 눈을
            뜨지 못하고 새우눈을 뜨는 자는,무리에 끼어서 밥이나 먹지 자
            유자재할 능력이 없다.지금 여기에는 결단코 빼앗아 보겠다는 중

            이 없느냐?이 산승의 목숨은 오직 그대들의 손아귀에 있다.”
               또 이런 말을 하였다.
               “법이란 일정한 형상이 없으므로 사물을 만나야 그 형태가 나

            타나며,일이란 반드시 정해진 것이 없으니,공이 이루어짐에는
            주체가 없다.때때로 바람이 높아 고요하고 텅 비어 가까이도 멀

            리도 할 수 없고 때로는 자신이 물러나 남에게 굽혀도 얕보거나
            희롱하지 못하리라.그렇게 하면 쉽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려우
            니,세속법이나 불법이나 모두가 우스꽝스러운 희론이다.그러므

            로 노승은 이곳에 있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그렇다면 말해 보라.
            어디에 있는가를.도롱이 걸쳐 입고 일천 봉우리 밖에 비스듬히

            섰다가 물을 끌어대어 오로봉(五老峰)앞 채소밭에 부으리라.”




               45.모르는 공안이 없었어도/무암 법전(無菴法全)선사



               무암 법전(無菴法全)스님은 고소(姑蘇)사람으로,야보 천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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