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0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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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버린 일은 무슨 뜻입니까?”
“ 멍청한 새가 바람을 안고 나는구나.”
석실스님은 오랫동안 명극(明極)스님을 시봉하였고 뒷날 무준
(無準)스님의 법제자가 되었다.스님은 성품이 곧고 매서워 세도
있는 벼슬아치도 감히 사사로운 일로 그를 간섭하지 못하였다.경
원부(慶元府)창성사(彰聖寺)주지가 되었을 적에 절제 없는 관아
의 횡포에 주지를 사임하니,그 고을의 우두머리가 이 소식을 듣
고 그를 만류하였지만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지난날 경산(徑山)에
승패(僧牌)를 걸어 놓고 대중의 수좌승으로 지낸 적이 있다.그의
법어는 타당하고 진실하였다.
46.국사 진귀겸(國史 陳貴謙)과
월림 사관(月林師觀)선사와의 만남
국사 진귀겸(國史 陳貴謙)이 지난날 오회사(烏回寺)에 있을 때,
어느 날 밤 월림 관(月林師觀)선사와 앉아 이야기하는 도중에 월
림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손님 가운데의 주인[賓中主]입니까?”
“ 머리가 서로 닮았소이다.”
“ 무엇이 주인 가운데의 손님[主中賓]입니까?”
“ 막야검(鏌鎁劍)비껴 들고 바른 명령을 내리면 태평성대에 어
리석은 무리를 목베는 일입니다.”
대답을 마치자 국사가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