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2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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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골을 뒤집어내 보이지요.”
때마침 인 공수(印空叟)스님이 뒤따라 방장실에 들어오자 불조
스님은 먼저 말하였던 화두를 물으니 수스님이 답하였다.
“흰 물결 구경하다 쥐었던 노를 잊어버렸습니다.”
“ 대단한 사람이 고작 이런 말을 하다니.좀 보시오.조금 전 저
후배가 던진 한마디를.”
천목스님은 불조스님 문하에 3년 동안 있으면서도 서장(書狀)
소임마저 보지 않았다.후일 영암사(靈嵓寺)를 지나는 길에 치둔
(癡鈍)스님을 뵈었는데,스님도 전의 그 화두를 물었다.지난번과
똑같이 대답하니,치둔스님은 “그 말은 육왕사 문중에서나 쓸 수
있는 말이지 여기서는 네가 마실 물도 없다.”
아!두 노스님은 이와 같이 학인을 지도했으니 만세의 스승이
될 만하다.
48.송원(松源)스님 영정찬/소실 목(少室睦)선사
소실 목(少室睦)선사가 서암사(瑞嵓寺)에 있을 때 우연히 봉산
사(鳳山寺)의 여(礪)노스님이 송원(松源)스님의 영정을 가지고 찾
아와 찬(贊)을 부탁하였다.찬은 다음과 같다.
입은 열었지만
혓바닥 위에 있는 것이 아니다
말에 떨어짐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