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8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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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일을 들춰내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라.대종사
는 한 가닥 실오라기를 끄집어내도 시방세계를 뒤흔들지만 한 터
럭도 새나갈 곳이 없느니라.”
이 말은 두 분이 서로 만났을 때의 이야기이며 도의 경지로 들
어가는 인연이었다.
44.은산 요찬(隱山了璨)선사의 상당법문과 열반일 법문
천주(泉州)법석사(法石寺)은산 찬(隱山了璨)선사가 상당하여
설법하였다.
“덕산스님의 몽둥이는 빗줄기 같고 임제스님의 할은 우렛소리
같은데 그 당시 내가 보았더라면 몽땅 절 문 밖으로 쫓아냈을 것
이다.어째서인가?문 앞에 가시나무를 심지 않는 법이니 옷자락
이 걸릴까봐이다.”
부처님의 열반일에 설법하였다.
“우리 부처님은 원래 태어나시지 않았는데 오늘,어찌 입적하
셨다고 하는가?태어나지도 입적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해도 그것
은 눈에 들어간 티끌이다.너희들은 보이느냐?그렇다면 결국 오
늘 아침을 무슨 날이라고 불러야겠느냐.한 차례 물 마시면 한 차
례 목이 메인다.보아라,저 언덕 위에 피어난 붉은 복사꽃은 이
별하는 눈의 핏자국들이니라.”
스님의 법문은 대개 이와 같았다.
은산스님은 천주 진강(晋江)사람으로 성질이 조급하고 남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