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1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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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암잡록 下 151
록 하자는 것이었습니다.가는 길에 해포(蟹浦)를 지나가자 신인의
위엄이 늠름하여 행인들은 멀리 피했으며 험한 곳을 두루 지나
큰 바닷가에 이르니,귀신떼들이 바다를 가득 메우고 있어 참으로
무서웠습니다.신인은 나에게 바닷속으로 들어가 하태삼의 손을
잡고 데리고 나오라고 하였습니다.하태삼은 원나라 모자를 쓰고
세찬 파도 속에서 떴다 가라앉았다 하였으므로 도저히 그의 손을
붙잡을 수 없었으며,게다가 다른 귀신이 나에게 돈을 요구하였습
니다.마침 수중에 돈이 있어 그들에게 주고 힘을 다해 하태삼을
붙잡아 언덕으로 올라서려는 찰나에 그대들이 부르는 소리에 깨
어났습니다.”
이 말을 마치고 그는 다시 울었는데 그것은 너무나 고생이 많
았기 때문일 것이다.
아!죄를 없애고 죽은 이를 천도하는 데에는 이 참법보다 더
좋은 공덕이 없을 것이기에 나는 짐짓 이를 기록하여 세인에게
권하는 바이다.
29.지극한 신심을 가진 일가/황암 진군장(黃岩 陳君璋)
황암 진군장(黃岩 陳君璋)은 인품이 단정하고 신중하며 말씨가
적었다.그는 조심스레 사람을 사귀어 신의(信義)가 한 고을을 감
복시켰다.그의 나이 마흔에 가까워지자 부인 섭씨(葉氏)와 함께
틈만 있으면 경건히 법화경을 독송하였다.그 고을에 양황참문
책이 없어서 군장은 손수 베껴 썼는데 그러다 보니 문 앞의 산다